PSA 선별검사: 예방이 빠진 진단

참고문헌 (References)

Schröder FH 등, European Randomized Study of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 (ERSPC): 23-Year Follow-up,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5), DOI: 10.1056/NEJMoa2503223.
Catalona WJ 등, Measurement of Prostate-Specific Antigen in Serum as a Screening Test for Prostate Cancer, NEJM (1991).
Hugosson J 등,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 with PSA Testing: Updated Results from the Göteborg Trial, Lancet Oncology (2019).
Kilpeläinen TP 등, Screening, Detection, and Mortality in the Finnish Section of the ERSPC, Int J Cancer (2020).
Andriole GL 등, PLCO Trial and the Limits of PSA Screening, J Urol (2012).
Science Media Centre (2025), Expert Reaction to 23-Year ERSPC Results.

요약 (Executive Summary)

23년간의 추적 조사 후, *유럽 무작위 전립선암 선별검사 연구(ERSPC)*는 PSA 기반 검진에 초대된 남성들 사이에서 전립선암 특이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13%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겉보기의 성공은 인과적 분석 아래에서 무너진다.
관찰된 이익은 암의 예방이나 자연 경과의 변화가 아니라, 조기 발견과 진단적 재분배의 결과이다.
PSA는 여전히 특이도가 낮은 지표로서, 과잉진단을 통해 발병률을 인위적으로 늘리고, 생존율의 미미한 차이를 만들 뿐이며, 전체 사망률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에피스테믹 무결성의 다섯 법칙 (Five Laws of Epistemic Integrity)

1. 정보의 진실성 (Truthfulness of Information)

ERSPC의 실증 데이터는 통계적 의미에서 ‘진실’하다.
무작위 배정, 추적, 사망 판정은 엄격하게 수행되었고, 수치적 투명성도 보장되었다.
그러나 진실성은 불완전하다 — 그 인과적 해석이 데이터의 영역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13%의 사망률 감소를 예방 효과의 증거로 보고하는 것은, 기술적 상관관계를 기계적 사실로 오해한 것이다.
진실은 통계적이지 생물학적이지 않다. 숫자는 옳지만, 의미는 틀렸다.

2. 출처 인용의 정합성 (Source Referencing)

출처의 품질은 탁월하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게재 논문은 전면적인 방법론적 투명성을 제공하며, 각 센터 수준의 데이터, 판정 프로토콜, 통계 부록까지 공개되어 있다.
Göteborg, Rotterdam, Finnish 코호트 등 독립적 재현 연구들도 내부 일관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검진이 생존으로 이어지는 인과적 경로를 명시적으로 모델링한 연구는 없다.
주요 문헌들은 ‘결과’를 기술할 뿐, ‘기전’을 설명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용 무결성은 완벽하지만, 인과 인용은 불완전하다.
이 문헌군은 설명의 연쇄가 아니라 확인의 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3. 신뢰도와 정확성 (Reliability and Accuracy)

신뢰도는 중간 수준이다.
통계적 구조(포아송 회귀, Cox 비례위험모형)는 적절하나, 교란 요인들이 결과의 정확성을 희석시킨다.
참여 편향(참가율 63–83%), 대조군 내 오염(자발적 PSA 검사 25–30%), 부분적으로 증상이 있는 남성의 포함 등은 해석의 신뢰성을 약화시킨다.
측정 도구 자체인 PSA 검사도 진단적 충실도가 낮다
4 ng/mL 기준점에서 민감도는 20–40%, 양성예측도는 25–30%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사망자 수를 정밀하게 계산했지만, 그 사망을 유발한 질병을 정확히 탐지하지는 못했다.

4. 맥락적 판단 (Contextual Judgment)

맥락적 판단은 낮거나 중간 수준이다.
ERSPC는 1990년대 초, PSA가 ‘특이적이고 예방적 생체지표’라고 가정하던 시기에 설계되었다.
그 이후 임상적 이해는 급격히 발전했다 —
영상진단, 분자 프로파일링, 능동 감시(active surveillance)가 전립선암 관리의 표준을 재정의했다.
즉, 2025년의 시각으로 보면 이 연구는 낡은 질문을 구식 도구로 평가한 셈이다.
게다가 피검사자 중 다수는 완전히 무증상이 아니었다 —
배뇨 불편이나 기존 상담을 이유로 검진을 받은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이 연구의 맥락은 ‘예방적’이라기보다 진단적 혼합군이다.
이 연구는 실제로 ‘검사의 효과’보다는 검사에 대한 사회적 열광을 측정한 것에 가깝다.

5. 추론의 추적 가능성 (Inference Traceability)

추론의 추적 가능성은 가장 약하다.
ERSPC는 PSA 검진군에서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이 적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사망률 차이를 조기 발견, 치료 효과, 리드타임 편향 중 어느 요인으로 분해할 수 없으며,
진단 시점과 치료 결과를 연결하는 매개 분석(mediation analysis)도 부재하다.
따라서 추론은 상관관계 수준에서 멈춘다.
PSA 검사에서 한 생명을 구하기까지의 인과 사슬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누락된 인과 경로 때문에, 연구 결론은 통계적 우연이 정책 교리로 변질되는 위험을 안고 있다.

핵심 구조적 발견 (Key Structural Findings)

PSA 검사는 1990년대에 ‘효과에 대한 증거가 존재하기 전, 예방의 약속’으로 도입되었다.
ERSPC와 미국 PLCO 연구는 바로 그 오류를 교정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었다.

2025년 NEJM 업데이트는 8개국, 162,236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중앙 추적 23년 연구로,
질병 특이 사망률이 13%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 — 이는 절대 위험 감소로는 **0.22%**에 해당한다.
그러나 검진군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약 30% 증가했다.
즉, 검진은 암을 예방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발견한 것이었다.

한 명의 전립선암 사망을 막기 위해 검진 초대를 해야 하는 인원수는 456명,
한 명의 사망을 막기 위해 진단해야 하는 환자 수는 12명이었다.
참여율은 63–83%로 다양했고, 대조군의 교차 오염(자발적 PSA 검사)은 최대 30%에 달했다.
평균 진단 리드타임은 4–6년으로, 암이 더 일찍 발견되었을 뿐 치료가 더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전체 사망률은 변화가 없었다 — 두 군 모두 전체 사망률은 약 22%였다.
**과잉진단(overdiagnosis)**은 여전히 광범위했으며, 사례의 40–50%를 차지했다.

이 수치들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ERSPC는 예방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전위(time displacement)**를 측정했다.
사망률 차이는 질병 생물학의 변화가 아니라, 부분적으로 증상이 있던 남성들의 진단적 선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리드타임 편향, 길이(length) 편향, 참여 편향이 얽혀,
실제 예방이 아닌 **“발견된 예방의 착시”**를 만들어냈다.

증거 종합 (Evidence Synthesis)

13%라는 수치는 **0.87의 비율비(rate ratio)**로부터 도출되었다.
이는 국가와 연령을 조정한 포아송 및 Cox 회귀모형에서 산출된 결과다.
통계적으로는, PSA 검진군에서 1,000인-연당 전립선암 사망자가 더 적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동일한 데이터는 동시에 다음 사실을 보여준다:

  • 비례적으로 발생률이 상승했다.

  • 전체 사망률 감소는 없었다.

  • 대조군 오염이 지속되었다.

이 세 요소는 인과적 명료성을 약화시킨다.

PSA 자체가 예방 논리를 약화시킨다.
전통적 기준인 4 ng/mL에서 민감도는 20–40%, 특이도는 **85–95%**이다.
임계값을 3 ng/mL로 낮추면 민감도는 올라가지만,
거짓 양성률이 폭증하여 특이도는 60% 이하로 떨어진다.
양성예측도는 25–30% 수준 — 즉, PSA가 상승한 남성 3명 중 1명만 실제로 전립선암을 가진다.

이 한계들은 ERSPC의 통계적 신호가 생물학적 보호로 해석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측정 도구 자체가 인과 추론을 지탱하기에는 너무 약한 기구이기 때문이다.

BBIU 의견 (BBIU Opinion)

규제적 관점에서, ERSPC는 **예방력(preventive power)**이 아니라 **탐지 효율(detection efficiency)**을 입증했다.
정책 결정자들은 PSA 검진을 ‘암 예방’으로 규정하는 프레이밍을 피해야 한다.
그 기능은 **정보적(informational)**이지, **보호적(protective)**이 아니다.

진단 산업의 관점에서, 핵심 과제는 PSA 단독 확장이 아니라,
PSA 밀도, 속도(velocity), 유리/총 비율, 다중파라메트릭 MRI, 유전체 위험 모델(4Kscore, PHI) 등을 통합한 **위험층화 기반 시스템(risk-stratified system)**으로의 전환이다.
이러한 복합 진단만이 진정한 예방 능력에 상응하는 민감도와 특이도를 제공할 수 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기회는 PSA 검사량 확대에 있지 않다.
정밀 트리아지(precision triage) 기술에 있다.
분자 데이터, 영상, AI 기반 해석을 융합할 수 있는 기업이 포스트-PSA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PSA는 독립적 선별검사로서 이미 시대적 수명을 다했다.
그 지속은 증거의 결과가 아니라, 관성의 산물이다.

부록 1 – 전립선암: 정의, 진단 및 임상 알고리즘

1. 정의와 역학적 맥락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선상 상피에서 기원하는 악성 신생물로, 주로 **주변대(peripheral zone)**에서 발생한다.
이는 선진국 남성에서 가장 흔히 진단되는 고형종양이며,
폐암 다음으로 남성 암 사망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다.

발병률은 5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며, 유전적, 호르몬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서구 인구에서의 평생 발병 위험은 10~14%이지만,
실제 질병으로 사망하는 남성은 약 3%에 불과하다.
즉, 진단된 사례와 실제 치명적 사례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조직학적으로 대부분은 **안드로겐 수용체(AR) 신호에 의해 조절되는 선암(adenocarcinoma)**이며,
악성도의 분류는 Gleason 점수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 체계는 현재 ISUP Grade Group 1~5로 통합되어 있으며, 이는 예후와 직접적으로 상관한다.

2. 병태생리학적 기초 (Pathophysiologic Basis)

전립선암의 자연사는 매우 **이질적(heterogeneous)**이다.

  • 저위험(indolent) 병변은 수십 년 동안 국소에 머물며 생존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

  • 반면 고위험(aggressive) 형태, 특히 Gleason ≥4+3 패턴은 국소 침윤이나 골·림프절 전이를 조기에 일으킨다.

종양 성장은 초기에는 순환 테스토스테론에 의존하지만,
장기적 치료 노출은 거세저항성(castration-resistant) 표현형을 유도하며,
이는 AR 증폭 혹은 대체 신호경로 활성화에 의해 매개된다.

이러한 생물학적 다양성이 바로 인구 기반 선별검사의 문제점이다 —
PSA로 발견되는 암의 상당수가 임상적으로 무해한(비진행성) 병변이기 때문이다.

3. 진단적 틀 (Diagnostic Framework)

3.1 임상적 표현 (Clinical Presentation)

초기 전립선암은 대부분 **무증상(asymptomatic)**이다.
증상이 있을 경우 — 잦은 배뇨, 야간뇨, 요류 약화, 혈뇨 —
이는 대개 양성 전립선 비대증(BPH) 또는 이미 국소 확장된 병기를 반영한다.
따라서 **진단은 증상 기반이 아니라 생화학적(biochemical)**으로 이루어진다.

3.2 PSA 검사 (Prostate-Specific Antigen Testing)

PSA 검사는 전립선 조직에서 분비되는 카리크레인 계열 세린 단백분해효소를 측정한다.
정상 기준치는 나이와 전립선 크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전통적으로 4 ng/mL 이상이 ‘의심’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PSA는 민감도 20–40%, **특이도 85–95%**에 불과하다.
즉, 전립선암이 있어도 PSA가 정상인 경우가 많고,
반대로 BPH나 전립선염으로 인해 거짓 양성이 빈번하다.
따라서 PSA는 **진단 확정 수단이 아니라, 위험 신호(risk indicator)**로 해석되어야 한다.

3.3 직장수지검사 (Digital Rectal Examination, DRE)

전립선의 비대나 결절을 촉진할 수 있는 기본 평가 도구이지만,
민감도는 약 25%, 특이도는 제한적이다.
PSA와 병행할 때만 보조적 가치가 있다.

3.4 2차 바이오마커 (Secondary Biomarkers)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지표가 병용된다:

  • PSA 밀도 (PSA/prostate volume) > 0.15 ng/mL/cm³ → 악성 가능성

  • PSA 속도(velocity): 연간 0.75 ng/mL 이상 상승 → 의심

  • 유리/총 PSA 비율 < 0.15 → 악성 가능성 높음

  • Prostate Health Index (PHI)4Kscore:
    PSA의 다양한 분획(total, free, intact)을 연령·DRE 결과와 통합한 다중분석 패널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종양을 더 정확히 구분한다.

3.5 영상진단 (Imaging)

**다중파라메트릭 MRI (mpMRI)**는 현대 전립선암 진단의 핵심이다.
T2, 확산강조, 조영증강 영상을 통합 분석하며, PI-RADS v2.1 (1~5) 점수 체계를 사용한다.
PI-RADS ≥3이면 **표적 생검(targeted biopsy)**이 권장된다.
mpMRI는 저위험 환자의 불필요한 생검을 줄이고, 유의한 병변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3.6 생검 (Biopsy)

확정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학적 확인이 필수이다.
10~12코어의 경직장 또는 경회음부 생검이 표준이며,
MRI 융합표적 생검은 ISUP ≥2 병변 검출률을 높인다.
주요 합병증은 감염, 출혈, 요폐이다.

4. 진단 알고리즘 (2025 합의안)

  1. 초기 평가:

    • 50세 이상 남성(가족력/BRCA2 변이 시 45세 이상)

    • PSA + DRE 실시

  2. PSA < 2.5 ng/mL & DRE 정상 → 2–3년 간격 관찰

  3. PSA 2.5–10 ng/mL 또는 DRE 이상

    • 4–6주 후 PSA 재측정 (감염·사정·시술 배제)

    • PSA 밀도·유리비율 계산

    • 이상 지속 시 mpMRI 시행

    • mpMRI 음성(PI-RADS 1–2) → 6–12개월 후 재검

    • mpMRI 양성(PI-RADS ≥3) → 표적+체계적 생검

  4. 생검 이후:

    • 병리확정(ISUP 등급)

    • 골·골반 MRI 또는 PSMA-PET으로 병기결정

    • 위험군 분류(D’Amico/NCCN)

  5. 치료 결정:

    • 저위험: 능동감시(PSA+MRI 추적)

    • 중·고위험: 근치적 절제술 또는 방사선+호르몬요법

    • 전이성: 전신요법(ADT ± AR표적제)

이 알고리즘은 PSA 수치만으로 진단하던 과거와 달리,
생화학·영상·유전체 정보가 통합된 정밀진단 체계를 반영한다.

부록 2 – 전립선암의 병인과 인과 (Etiology and Causation)

1. 기본 원리

전립선암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유전적 소인, 호르몬 노출, 노화, 환경적·생활적 요인의 **다요인 수렴(multifactorial convergence)**에서 발생한다.
전립선이 안드로겐 신호에 의존하는 장기라는 점에서,
내분비·유전체적 균형의 미세한 붕괴에도 민감하다.
따라서 **인과는 확률적(probabilistic)**이며,
모든 개별 사례는 하나의 사건이 아닌 누적된 위험의 결과다.

2. 유전·가족적 요인

가족력은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이다.
직계 가족 중 전립선암 병력이 있으면 위험이 2배,
두 명 이상이면 4~5배 증가한다.

고침투율(germline high-penetrance) 돌연변이:

  • BRCA2: 가장 확실한 관련, 위험 5~7배↑, 조기·공격적 병형

  • BRCA1, ATM, CHEK2, HOXB13(G84E) 변이도 소규모 위험 증가
    이들은 DNA 복구 및 세포주기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다.

GWAS 연구는 150개 이상의 SNP을 확인했으며,
이를 조합한 **다유전자 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가
정밀 선별 알고리즘에 활용되고 있다.

3. 호르몬·대사 경로

전립선 성장과 발암은 주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의해 매개된다.
만성적 안드로겐 자극은 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돌연변이 축적을 증가시킨다.
종양은 초기엔 안드로겐 의존적이지만,
장기 치료 후 거세저항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 에스트로겐–안드로겐 불균형은 간질–상피 상호작용을 교란시키며,

  • 인슐린 저항성·비만·고인슐린혈증은 IGF-1을 증가시켜 증식 신호를 강화한다.

  • 대사증후군은 발병률과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다.

4. 노화와 세포 노쇠 (Age and Cellular Senescence)

노화는 가장 보편적인 위험인자다.
산화 스트레스, 만성 염증, 복제 오류가 수십 년간 축적되면서
DNA 수선과 유전적 안정성이 붕괴된다.
80세 남성의 70% 이상에서 미세한 암 병소가 발견되지만, 대부분은 **잠재성(latent)**이다.
즉, 노화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복구되지 않은 변이가 축적될 수 있는 생물학적 조건이다.

5. 염증 및 환경 요인

만성 전립선염, 산화 스트레스는 발암성 미세환경을 조성한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DNA 손상을 일으키고 재생 증식을 촉진한다.
카드뮴, 살충제,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노출은 위험을 다소 증가시킨다.
고지방·저야채식·저오메가3 식단은 위험과 상관관계를 보이나 인과는 제한적이다.
비스페놀A 등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은 줄기세포의 후생유전적 변형 가능성이 연구 중이다.

6. 인종·지리적 요인

발병률은 아프리카계 > 서구 > 동아시아 순이다.
이는 유전적 AR 다형성과 환경적 노출의 복합 결과다.
일본 남성이 서구식 식단을 채택하면 한 세대 내에 동일한 위험 수준으로 상승한다 —
이는 환경이 유전적 기초 위에 확률장을 조정한다는 증거다.

7. 분자 발암 경로 (Molecular Pathogenesis)

  • 개시(Initiation): PTEN, NKX3.1, SPOP, TMPRSS2–ERG 융합 변이 축적

  • 촉진(Promotion): 안드로겐 의존적 증식

  • 진행(Progression): GSTP1 과메틸화, PI3K/AKT 경로 활성화

  • 전이(Metastasis): EMT 프로그램과 골전이 친화성 획득

이 단계적 연쇄는 통계적 위험인자를 세포수준의 구체적 메커니즘으로 연결한다.

8. 인과 종합 (BBIU 해석)

전립선암은 다층적 인과의 전형이다.

  • 유전적 기초는 취약성을 제공한다.

  • 호르몬·대사 노출은 연료를 공급한다.

  • 노화와 염증은 시간적 증폭기이다.

  • 환경·생활은 확률장을 조정한다.

즉, 이는 단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수리·조절·재생이 실패한 시간이 축적된 결과이다.
BBIU의 상징적 관점에서,
전립선암은 “한 번 일어난 일”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수정되지 않은 불균형”이다.

부록 3 – 전립선암의 역학 (Epidemiology of Prostate Cancer)

1. 세계적 부담 (Global Burden)

전립선암은 현대 의료체계에서 주요 암 부담 중 하나다.
GLOBOCAN 2024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규 160만 건, 사망 37만 5천 건이 보고되었다.
이는 남성 암의 14%, 전체 암 사망의 약 6%를 차지한다.
100개국 이상에서 남성에게 가장 흔히 진단되는 암으로,
여러 지역에서 폐·대장암을 능가한다.

사망은 주로 조기 진단 및 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집중된다.
따라서 서구의 높은 발병–낮은 사망
저소득국의 낮은 발병–높은 사망의 대비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의료 인프라 격차를 반영한다.

2. 지역 분포 (Geographic Distribution)

  • 고발병 지역: 북미(미국, 캐나다), 북·서유럽(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 중간 발병: 남유럽, 남미 일부(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남아프리카

  • 저발병: 동·동남아(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중동

한국의 연령표준화 발병률은 2000년 20명 → 2024년 80명/10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PSA 검사 확대와 수명 연장이 주된 원인이다.
일본도 유사하나, **보수적 선별정책과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로 인해
사망률은 안정적이다.

3. 시간적 추세 (Temporal Trends)

  • 가속기(1990~2005): PSA 대량 도입으로 급증

  • 정체·감소기(2005~2015): 과잉진단 우려로 미국 등에서 검진 축소 (USPSTF 2012 권고 이후)

  • 반등기(2018~현재): 영상기술 향상, 위험군 선별 재평가로 고위험 대상 중심의 선택적 재검진 확산

사망률은 선진국에서는 안정 또는 감소, 저소득국에서는 상승 중이다.
이는 예방의 보편성이 아니라, 인프라의 불균형을 의미한다.

4. 인구통계학적 요인

  • 연령: 위험은 50세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진단 중간 연령 66세, 65세 이상이 60% 이상.

  • 인종: 흑인 남성은 백인보다 발병률 1.7배, 사망률 2.2배 높음.

  • 사회경제적 요인: 교육수준↑ → 검사 접근↑, 사망률↓.
    반대로 저소득층에서는 진단 지연과 치료 격차로 사망률↑.

  • 수명효과: 인구 고령화만으로도 발병률 상승 (잠재암의 표면화).

5. 지역별 수치 요약 (Regional Statistics Summary)

  • 중국: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 약 18건 수준으로, 사망률이 발병률과 거의 동일하다.
    이는 진단 시점의 지연검진 인프라 부족을 반영한다.
    PSA 검사 보급률이 낮고, 생검 접근성도 제한되어 있어 조기 진단이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는다.

  • 인도:
    발병률 약 14/10만 명 수준이나, 도시 지역에서 급격히 증가 중이다.
    도시–농촌 간 격차는 약 4:1에 달하며, 이는 영상·생검 접근성 차이에서 기인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고령화가 발병률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 라틴아메리카:

    • 브라질: 70–75/10만 명, 연간 2–3%씩 증가.
      조기검진 프로그램의 부족으로 사망률이 여전히 높음.

    • 아르헨티나 및 칠레: 90–100/10만 명에 근접,
      서구형 식습관과 PSA 검사의 광범위한 시행으로 인한 진단 증가 효과.

    • 멕시코: 저진단(underdiagnosis) 현상이 여전하며,
      사망률/발병률 비율이 0.35 이상으로 높다.

  • 아프리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발병률 비율(≈0.50)**을 보인다.
    PSA 검사 접근성의 결여, 문화적 낙인,
    의료 인프라의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되며,
    치료 가능성을 상실한 상태로 진단된다.

6. 추세 요약 및 구조적 해석 (Trend Synthesis and Structural Interpretation)

글로벌 패턴을 보면,
**“발견률은 부의 함수”이고, “사망률은 불평등의 함수”**이다.

  • 고소득국: PSA 검사, MRI, 유전체 기반 위험선별 확산으로 조기 진단률은 상승하였지만,
    치명적 전립선암의 실제 발생률은 오히려 감소.

  • 저소득국: 검진 인프라 부재로 조기 발견은 거의 불가능,
    진단 시점이 이미 **전이 단계(III–IV)**에 도달한 경우가 많다.

이 불균형은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제도적·경제적 구조의 결과이다.
즉, 전립선암은 의료 체계의 거울이며,
한 사회의 공공보건 능력, 의료 접근성, 성별·연령 격차를 반영하는 지표로 기능한다.

7. 예후 및 생존 (Prognosis and Survival)

  • 5년 생존율:

    • 국소질환(Local) → 99%

    • 국소진행(Regional) → 94%

    • 전이(Metastatic) → 33%

서구권에서는 PSA 도입 이후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으나,
이는 실제 예방 효과보다는 **진단 리드타임(lead-time)**의 증가에 따른 **통계적 착시(statistical illusion)**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즉, 조기에 발견된 만큼 오래 살아 보이는 것일 뿐,
사망 시점이 변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8. 공중보건적 시사점 (Public Health Implications)

전립선암은

  • 감염성 질환처럼 예방할 수 없고,

  • 환경적 질환처럼 제거할 수도 없으며,

  • 유전성 질환처럼 단일 인자로 예측할 수도 없다.

따라서 대응의 핵심은 선별의 효율성진단의 정밀도에 있다.
미국·유럽의 경험은, 무차별적 PSA 선별이 아니라
위험기반(risk-stratified)·정밀검진 모델이야말로
생명 연장과 비용 효율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준다.

9. BBIU 분석 결론 (BBIU Structural Synthesis)

전립선암의 역학은 단순한 의학 통계가 아니라,
한 사회의 시간·경제·인지 구조를 드러내는 상징적 지표이다.

  • 미국과 북유럽은 ‘의학적 시간 관리(medical time management)’에 성공한 사회이다 —
    질병이 아닌 시간의 조기 확보가 생존을 만든다.

  • **동아시아(한국, 일본)**는 아직 사회적 학습 단계에 있다 —
    생물학보다 시스템이 늦다.

  • 저소득국은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병(undetected disease)**의 구조 속에 있다 —
    의료 불평등이 질병보다 더 치명적이다.

결론적으로,
PSA와 전립선암의 통계는 단순히 암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화된 시간과 불평등한 생존 사이의 구조적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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